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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제가 다닐땐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 불렀습니다.)

꼬꼬마 시절부터 동네에 소문이 자자한 떡볶이 집이 있었습니다.







고등학생 누나들이 세련되게 드나든다던 "통나무집" 떡볶이 집이었지요.


당시 왠지 괜히 고급져 보이고

나이많은 누나들이 잔뜩이라 가고 싶어도 갈수 없었고 

그저 소문으로만 듣던....


말하자면 환상속의 떡볶이 였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난 후에도 여학생들이 몰려 있어 압박감에 쉬이 찾지 못하던 집인데....



이집 쫄면이 무척 맛이 있어서 종종 포장해다가 먹곤 했었죠.



그런데 그 집이 아직도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문을 열고 있어

반가운 마음에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내부는 요래요래 깔끔합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는 아직도 저를 잊지 않으셨더군요.


참 대단하신 것이 손님으로 왔던 학생을 모두 기억하시더라구요.



지금은 학생들보다는 학생때 이 집 단골들이 나이를 먹고

부인을 데리고, 남편을 데리고 또는 아이를 데리고 더 많이 찾아온다고 하더군요.

(제 고등학교 친구는 부인이 임신했을때 이집 떡볶이를 먹고 싶다 하여 지방에서 공수해 간적도 있다더군요^^)

 

실제 제가 먹고 있는 사이에 오신 손님들도 모두 오래전 단골들이었습니다.



멀리 지방에서도 이집이 그리워 찾아오고

주인 아주머니는 그런 손님 모두를 기억하고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물어봐주시는


가게라기보다는 오랜만에 찾는 친척집 같은 집입니다.



이집 메뉴는 딱 두개입니다.


떡볶기랑 졸면


보통 둘이 오면 떡볶이 2인분과 쫄면 하나를 시켜 먹는다 하여 그렇게 주문하였습니다.






쫄면이 나왔습니다.





이 쫄면은 맵지 않고 케챱맛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맵지 않으니 아이들도 잘 먹겠더군요.





떡볶이는 주문하면 주방에서 조리하여 프라이팬 채로 내 주십니다.

고추가루로 맛을 내어 칼칼한 것이 좋습니다.




떡은 푹 풀어져 부드럽고 역시나 크게 맵지 않은

어린 아이들도 잘 먹을수 있는 맛입니다.




솔직히 아주 맛이 있다 라고 하기에도

크게 화려하다 라고 하기에도 힘듭니다.


그런데 뭔가 묘한 중독성이 있어요.


그냥그냥 '음 나름 괜찮네?' 하고 먹고 온 다음에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느날 뜬금없이

'아... 그집 떡볶이 먹고 싶다....'

라고 떠오릅니다.


거기에 30년 넘게 하나도 안 변한 가게며 음식맛

여전히 알아봐 주시고 반갑게 말 걸어주시는 아주머니

이 모든게 합쳐져서 "맛집"이라기 보다 "고향집" 이란 느낌의 가게입니다.




아마도

80-90년대 은평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분들이시라면

한번쯤 찾아보았거나 소문을 들어보셨던 집일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통나무 집은 아직 잘 있어요.

아주머니도 건강하시답니다.

모습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언제 근처에 지나시거등

잠시 들러 옛날 추억으로 떡볶이 한 접시 들고 가세요 ^^


아주머니께서도 반가워 하실겁니다.





사족:

몰랐었는데 이번에 이 글을 쓰며 알아보니

고 최진실씨가 즐겨찾던 집이었다고 합니다.


그랬을것 같아요.

최진실씨의 집이 이 가게에서 50미터도 안 떨어져 있었거등요.



배우 한가인씨도 어린 시절 집이 바로 길 건너라 자주 들렀다고 하네요.


가수 김태원씨와 이승철씨도 부활 초창기에 자주 찾았다고 하네요.

전혀 몰랐었는데 ^^




사족2:

가게는 무척 깔끔해 보이지만 저 집 저 인테리어가 제 기억엔 족히 20년은 되었습니다.

주인아주머니께서 무척 깔끔하셔서 정말 먼지하나 없이 청소해 두셔서 마치 새집같지만

오래전 그대로랍니다.


기억속 모습 그대로

세월의 낡음도 없이 가게를 유지해주신 아주머니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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