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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연휴가 지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월말, 월초를 끼고 있어 연휴 내내 일만 했습니다.

처음에는 집에서 자장면 시켜 먹어가며 일을 했었죠.
하지만 그 짓도 이틀 하니 갑갑해 미치겠더군요.

그래서 삼일절에는

나도 휴일인데!!!! 오염된 공기 좀 마시고 싶어!!!!

난 차가운 도시 남자!!!! 매연을 먹어줘야만 살거같아!!!!

를 외치며 노트북을 짊어지고 종로로 나갔습니다. -_-

종로에서 무선 렌이 좀 잡히는 "성다방(hollys coffee)"에 앉아 커피 한잔을 시키고 노트북을 펼쳤습니다.



좋아, 좋아....
이것이야 말로 디지털 세대에 걸맞는 모바일 노예계급이야!!!!

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간지가 철철넘치다 못해 궁상맞다 느끼는 자세로 다리를 꼬고 앉아 일을 시작했지요.

그런데 일을 잠시 하고 있자니....

왠 아저씨 두분이 들어오시더니 옆 테이블에 앉으시더군요.

그러고는 시끌시끌시끌.......



"아 형님!!!! 이거 진짜 노른자라니까요!!!! 여기 알박기 하나 딱 하시면 한몫잡는다니까요!!!"
"아니 돈이 한두푼이라야지 ㅡㅡ;;;;;;"

"에이 그러니까 사이좋게 형님 반, 나 반 해서 사두자니까요!!!!!"
"아 내가 아는 사람 있으니까 그리로 좀 알아보고......."

"형님 아는 사람 누구요?"
"...있어.... 그쪽 일 하는 사람...."

"에이~~ 형님 혹시 그 공인중계사 하는 그 친구 말하는거 아닙니까?
그런 사람은 이런 정보 몰라요~~~~"
"....그래도 같은 업계니까 들은 정보가 있겠지."

"아이고 참 형님도!!!! 같은 업계 사람이라 이런 정보 들으면 공인중계사들은 죄 갑부게요?"
"그래도 땅은 봐야지..."

뭐 대충 이렇게....사기꾼이 좋은 땅 나왔다고 영업중이더군요. -_-;;;;;;


매우 시끄럽더이다....(먼달)


그렇게 한시간가량을 블라블라 거리며 홀리더니......
나가더군요 -_-

이제야 평화를 찾나 하는데....

이번엔 아가씨 둘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영자신문을 꺼내들고는...
서로 소리내어 읽으며 발음 잡아주기 ㅡㅡ;;;;;;



어머나 씨바!!!!

.......-_-;;;;;;;;;;;;;;;;;



여가 어학실이우? (먼달)

목소리는 좀 낮춰주시믄 아니되것소?

-_-;;;;

그놈의 와플을 쳐묵쳐묵하시며 영어 발음을 교정하시면
혓바닥이 빠다에 담근 마냥 홱홱 돌아간다더이까?

비슷 비슷헌 수준끼리 도토리 키재기 하시믄.....

틀린건 누가 짚어주남유?



OTL

본의 아니게 두 여자분들의 어학 수업을 한시간가량들으니
대략 정신이 혼미해져 오더군요 ㅡㅡ;;;

이건 뭐.....

정신 오염도 아니고.......(먼달)




자꾸 멀어져 가는 정줄을 부여잡고 다시 일을 시작하는데....

이번엔 저쪽 테이블에서 고함 소리가 들리더군요.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할거 아냐!!!!"

"아니 있어야 갚죠!!!! 누가 안갚는데요!!!
지금은 형편이 어려우니 사정 좀 봐달란거죠!!!!"

"네 사정은 사정이고 내 사정은 사정도 아니냐!!!!!"

"그럼 없는 돈이 어디서 나와요!!!!!"


........-_-

이 뭐......

채무자와 채권자의 대화?
좀 있으면 이혼한 부부가 와서 양육권 다툼도 할듯 한 분위기.......

이 두분은 워낙 시끄러우니 직원이 와서 내 쫓더군요...


일은 하나도 못하고 정신 오염만 잔뜩 ㅜㅠ

그래도 어찌어찌 꾸역꾸역 일을 하려는데....


이번엔 옆 테이블에 왠 아줌마 두분이 앉으시더이다.

그리고 하는 말이....

"우리 교회는 달라요~ 우리 목사님 전도의 은사를 받으신 분이시잖아요."
"....아 네에~~"

"설교 말씀을 듣다 보면 어찌나 은혜로운지 모른다니까요~~"
".....아 네에~~"

"게다가 권사님, 집사님들도 얼마나 열심이신지~~~~블라블라블라
그러니까 우리 교회 나오세요~~~"
"......"

"성경을 바로 알아야 구원 받아요!!!! 불신지옥! 예수 천국!!! 아시죠?"




.......-_-

이보시게 아지매......

맞은 편 아줌마가 아니라 나도 좀 구원해주시게....
자네 주뎅이로부터 말일쎄....


내 주식회사 예수를 믿는 이들의 공해는 대로변 확성기로 이미 충만하건만
그대는 어이하여 예까지 들어와 리필해주고 있는겐가?

그대가 읽는 성경에는

"너희가 다섯을 전도하여 실버신자가 되고
그 다섯이 다시 다섯을 구원하여
골드신자가 될지어니
천국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세세토록 부귀영광을 누릴 것이니라... "

라고 써 있기라도 하단 말인가.......

어이 힘들고 지친 이 어린양의 휴식을
구원이란 이름으로 이리 탄압하시나....;ㅅ;

그대가 말하는 그 구원이 우리를 위한건가?
아니면 그대가 천국에서 골드신자가 되기 위함이던가?

부디 어느쪽인지 그대 양심에 물어봐주게....

그럼에도
그대가 믿는 주님 속일 자신이 있거들랑...



그만 믿으시게....

그대에게도 속는 신, 믿어 뭐하나?


에혀 ㅜㅠ

우예 사는것이 이리 힘든지....
일하러 가서 짜증만 만땅으로 채우고 돌아왔습니다...



그냥 집에서 자장면 시켜 먹으며 평화롭게 할 것을 ㅜㅠ

내가 뭔 놈의 똥바람이 들어 겨 나갔었나 모르겠네요.

OTL






아오 빡쳐!!!!!!

내 연휴 물어내!!!!!


대충 이러고 있는데 ㅡㅡㅋ

지금도 야근중 OTL



덧1: 위 특정 종교발언은 기독교를 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식회사)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지칭한 것입니다 -_-


덧2: .....하지만 "우리 교회는 그렇지 않다" 라는 믿음은 버리십시요.
"우리교회는 그러지 말아야지" 라야지
"우리 교회만은 그렇지 않아" 라는 생각이
당신의 교회를 망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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