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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3가에 살고 있는 지붕 고양이들은

올 봄 보금자리를 잃었습니다.

지붕 공사를 싹 하면서

아이들이 보금자리로 삼고 있던 지붕 아래에

더이상 들어갈수 없게 되어 버린겁니다.

보금자리를 잃은 지붕고양이들은

뿔뿔히 흩어져

골목으로 내려왔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식당가 골목으로 흘러 들었고

어떤 아이는 근처 고양이 방으로 흘러 들었고

또 어떤 아이는 그대로 지붕 위에 남았습니다.

하지만

더운 여름 낮에 지붕 위는

햇볕 피할 곳도

비를 피할 곳도 없는

그저 사람이 없는 허허 벌판입니다.

그래서 지붕 위에 남은 고양이들은

종종 빗물 받이에 들어가

한 낮의 더위를 피하곤 합니다.

지붕 수리 후, 오랜만에 찾은 지붕위에서

노랑둥이 하나 만이 빗물받이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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