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슨....
나이 40에 자아찾기를 하겠다며 떠난 나 홀로 여행에
자아는 커녕 두루치기만 2인분 나홀로 흡입하고
그나마 남은 정줄마저 칼바람과 눈보라에 날려버린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뚜시궁 OTL
각설하고 그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저번에 왔을때 오름이라고는 용눈이 오름만 올랐었는데
용눈이 오름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이번에 오름을 돌아보고자 하루 일정을 오름 탐방으로 잡았지요.
제가 이날 다녀온 오름은 따라비 오름, 아부 오름, 다랑쉬 오름이었습니다.
아래 오름 이름을 클릭하시면 긴글을 보실수 있습니다.
따라비 오름
따라비 오름은 오름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문오름을 갈까 따라비 오름을 갈까 고민하던 중,
주변에 오름도 많고 사람들도 많이 권해주는 따라비 오름이 낫겠다 싶어
따라비 오름을 찾게 되었죠 ^^;;;;;
다만 따라비 오름의 경우,
용눈이 오름과 달리 주차장이나 이정표가 잘되어 있질 않아 찾아오는 길이 쉽진 않더군요.
깜빡 실수 하면 엄한 곳으로 가게 됩니다 ^^;;;;;
그런데 날씨가 영 수상하더니....
빗방울이 좀 떨어지더군요.
전날 날씨가 이러다가 개였다가 하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곧 멎겠거니....
하고 걷습니다.
따라비 오름은 이렇게....
뭔가 오름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평지를 걷듯 한참 걸어 들어갑니다.
이길로 가면 정말 오름이 맞나.....
하고 한참 걷다 보면....
이렇게 이정표가 보입니다.
왼쪽? 오른쪽?
고민할것 없이 왼쪽으로 올라갑니다.
위 사진의 이정표대로 왼편이 따라비 오름, 오른편이 잣성 큰사슴이 오름이거등요.
자 따라비 오름쪽으로 이런 길을 조금 걷다 보면....
탁트인 능선을 만날수 있습니다.
따라비 오름의 경우 오르막을 올랐나?
싶을 정도로 어느새 꼭대기에 올라 있더군요.
올라가는 길이 참 아름다운 오름입니다.
그리고 시작되는 능선의 향연......
아 능선 이쁘다.....
이러고 걷고 있자....
...급 눈이 휘날립니다. -_-;;;;;;;
하지만 이정도 눈에 내려가기엔....
...이제 막 올라왔단 말입니다!
눈따위 무시하고 능선 탐방을 시작합니다 -_-+++
(왠만해서 날 막을수 없다!!!)
먼저 올라계시전 두분은 황급히 하산하시지만.....
저는 그냥 돌기 시작합니다.
그냥가긴 너무 이쁘잖아요 ㅡㅡㅋ
아....억새가 제철일때 왔으면 훨씬 예뻤겠습니다.
.....이제 눈보라는 진눈깨비가 되고.....
거센바람과 함께 먹구름이 몰려옵니다....-_-
그리고 난 정상 전망대에 올랐을 뿐이고 ㅡㅡ;;;;;
그런데 전망은 좋네요,,,,
따라비 오름...멋져요!
아앗 그런데 사진을 찍는 사이에 해가 나왔어요!!!!!
....라고 말하는 사이 다시 흐려졌습니다 ㅡㅡ;;;;;
뭐....뭐냐 이건....
아무튼.....이제 반대쪽 능선을 따라 달리면 한바쿠 돌겠군요....
....가만 그런 저 가운데 능선은 어떻게 가지 ㅡㅡ;;;;
이런 쓸데 없는 고민을 하며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아...그래도 능선이 너무 예뻐....
뭐랄까?
용눈이 오름이 둥글둥글 너울거린다면
이녀석은 나풀나풀 나풀대는 느낌입니다 ^^;;;;
굼부리(화구)가 세개라 그런지 참 변화무쌍한 능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오름 탐방은 등산과는 달리
그냥 여기가 거기고 거기가 여긴가보다...
하고 산책하듯 걸으면 됩니다.
본의아니게 비 맞는 우중산책을 했지만....
그럼에도 너무 좋았답니다.
비 때문에 서둘러 내려왔지만....
따라비 오름은 용눈이 오름과 더불어 꼭 다시 찾고 싶은 오름이 되었네요.
아무튼 비가 내려 내려왔으니....
밥을 먹으러 왔습니다 -_-
가시리에 있는 가시 식당인데....
이 집 몸국이 맛있다 하더군요.
일단 몸국을 먹으러 갔는데.....
-_-
옆 테이블에서 드시는 두루치기가 맛나보이데요?
그래서 여쭤봅니다.
"....두루치기 시키면....몸국 나오나요?"
"네! 근데 두루치기는 1인분 주문 안되요."
"-_- 두루치기 2인분요!"
그래서 혼자 두루치기 2인분을 시켜먹었습니다 -_-
<--자아를 찾으러 가서 두루치기가 자아인양 흡입한 남자.
이것이 몸국입니다.
무슨 해초를 재주도에서 몸이라고 하는데
그 해초를 넣고 끓인 국이라더군요.
느낌은....미역국과 곰탕 중간쯤?
구수한게 아주 맛나더군요^^
그리고 자아대신 흡입한 대망의 두루치기!
캬아~~~~ 아주 맛있었습니다.
혼자 삽시간에 2인분을 뚝딱 해치웠다니까욧!!!!
그리고 이렇게 몸국과 두루치기를 즐기는 사이...
날은 개이고 저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마는데.....
근처에 쉽게 올를수 있으며 예쁘다는 소문의 아부 오름을 찾습니다.
앞 오름인데 제주도 사투리로 "앞"이 "아부"라 아부 오름이더군요.
어떤가요?
보시기에도 오르기 만만한 것이.....
할만해 보이죠?
네.....말쓰드리는 중 삽시간에 다 올라와 버렸습니다 ^^
욘석.....
돈에 뒷산보다 야트막한 것이.....
주변 풍경도 좋고 예쁘네요^^
자 이제 능선 탐방입니다.
그냥 능선따라 굼부리를 한바퀴 돌아보는 것이지요^^
이녀석은 가운데 나무를 심어두었습니다.
왠지 도사님 집이 있을것 같은 모습이죠.
어라?
어라라라?
이....이게 뭔 일이여!!!!!
으아아아......
좀전에 개인것은 페이크였던거냐!!!!!!!
갑자기 몰아친 비바람......
아...우비 입을 짬도 없이 당해버렸습니다 OTL
그래도 굼부리 전체샷을 찍어온 나란 남자 ㅡㅡㅋ
길은 눈밭이고 ㅡㅡㅋ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점점 뇌가 얼어 정상적 판단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인증샷....
제목: 굼부리와 나 (혹부리영감 아님)
.....아부 오름을 뒤로 하고 내려오면서....
이날 마지막 돌이킬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데....
.....음......
그것은 이쯤에서 철수하고 숙소에 가서 쉬었으면 좋겠건만.....
비 맞아 이왕 배린 몸....
마지막으로 다랑쉬 오름을 오르자!
라는 판단을 내린거죠.
그렇게 찾은 다랑쉬 오름.....
제주도 오름중 2번째로 높다는.....
제주도 여행 3일째의 마지막은 이곳에서 장식하자....
라는 생각에 다랑쉬 오름을 오릅니다.
다랑쉬 오름을 오르는 길은 조금 가파릅니다.
하지만 길이 잘 정비되어 좋습니다.
오르는 길에 보이는 아끈다랑쉬 오름은 정말 예쁘더군요.
아아 예뻐......
하고 감탄했으나.......
내려오는 길은 이 모양이었죠 ㅡㅡㅋ
....내가 미쳤던거야.....
솔직히 다랑쉬 오름을 올라가는 길은 힘이 들어요.
제법 가파르거등요.
하지만 올라가다가 돌아보는 아끈 다랑쉬 오름이 예뻐서
놀며 쉬며 올라가다보면 오를만 하답니다.
그렇게 올라온 정상.....
하늘은 수상하지만 중간중간 보이는 파랑 쪼가리를 보며
괜찮아 괜찮아 파란거 있잖아 ^^
이러고 스스로 위안합니다.
올라가자마자 "아 정상이다!" 했는데....
왼편에 또 올라가는 길이 보이더군요.
"어서 정상에 오르는거야!" 하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날은 점점 수상해지고 ㅡㅡ;;;;
여담이지만....
다랑쉬 오름을 오르실때
능선을 따라 한바퀴 돌때 시계방향으로 도세요 ㅡㅡ
저마냥 반시계방향으로 돌면....
오르막 너무 빡쎠요 ㅜㅠ
아무튼 숨이 할딱할딱 넘어가며 오른 정상!!!!
날씨는 더더욱 흉흉해가고....
사람하나 없는 오름에 을씨년스레 서 있는 산불감시 초소 ㅡㅡ;;;;;
그러고보니 다랑쉬 오름에 있던 다랑쉬 마을이
4.3 사건때 국군에 의한 양민 학살로 사라졌다고 하던데....
급 혼자서 무서워지기 시작합니다 ㅡㅡ;;;;
후두두둑!!!!!!
드디어 쏟아지는 비 ㅜㅠ
아....바람도 장난이 아니었어요.
아 따거따거!!!!!!
바람이 어찌나 불던지....
바람부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아파요 ㅜㅠ
비 맞는 기분이 어떠냐 물으신다면.....
어디 무당이 제 얼굴에 생쌀을 팩팩!!!! 집어던지는 느낌입니다 ㅜㅠ
그래도 이 와중에 굼부리 한장 찍어주고.....
우오오오!!!! 최대한 빨리 한바퀴 돌고 내려간다!!!!!
(미련 곰탱이라 그냥 내려간다는 선택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ㅡㅡ;;;;)
우오오오오오!!!!!!!
성난 곰마냥 나 혼자 오름 조깅중....-_-''''''
혼자서 신나게 굼부리를 한바퀴 돌고 나니 그 생각이 들더군요.
"아....그냥 내려갔으면 되잖아 ㅡㅡ;;;;"
아무튼 몰아치는 비 바람에 몸은 젖고
귀는 시리고 죽을 맛이라...
아아......영혼이 탈출하고 있삼.......
아무튼 한바퀴 돌고 하산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요.....
오름은 정말 좋았어요.
얼마나 좋았느냐면
다랑쉬 오름은 마지막날 다시한번 찾았답니다.
아무튼 악천후인데 적당히 접었으면 좋았을 텐데.....
제가 좀 무식했죠 ^^
다 혼자가서 가능했던 것입니다.
(사진 속 파커 어깨 젖은거 보소 ^^;;;;)
이렇게 쫄딱 젖고.....
밤에 합류하는 여자친구와 만나기로 한 성산으로 이동합니다.
......스쿠터를 타고 말이죠 -_-
....쪽딱 젖었어요 빤스까지 ^^;;;;;;;;
그러고 숙소 들어가면 쓰러질 것 같아서
근처 분식집에서 김밥과 만두 사다 먹고
여자친구를 기다렸죠.
금요일 저녁 비행기로 도착한 여자친구는.....
제주도 내에 폭설로 도로가 마비되어 못올뻔 한 것을
택시비만 5만원 주고 합류했습니다 ^^;;;;;;;;;;
그리고 제주도 4일차를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