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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에 종로3가에서,

건물과 건물사이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공간에서

창턱에 앉은 길고양이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다가가 보니,

누군가 마음 좋은 분이

깨진 창문 사이로 들어온 아이들에게

잠자리를 내어주었는지

깨진 유리를 바꾸지 않으시고

깨진 유리에 아이들이 다칠까봐

청테이프로 곱게 덧붙여 놓으셨더군요.




그후에도 간간히, 이 아이들을 보러

종로3가쪽으로 나갈때면 한번씩 들러 아이들을 보곤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

이 아이들을 보러 찾아간지 거의 1년만에

아이들에게 잠자리를 내어주신 아주머님을 뵐수 있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길고양이를 찍는 제게 들어와 아이들을 보고 가라며

저를 아이들이 잠자리로 쓰는 방을 보여주셨습니다.




아이들의 잠자리는 원래는 상품을 놓아두는 창고였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이곳을 아이들에게 잠자리와 사료를 챙겨주시고 계셨습니다.




아주머니께서 돌보시는 아이는 대략 20여마리로

낯선 제가 방에 들어서자 모두 천장으로 숨어버리고

호기심 많은 몇몇만이 남아있었습니다.




뒤쪽의 철장은 아주머니께서 중성화 수술을 시키기 위해

아이들을 포획하실때 사용하신다고 합니다.




현재 암컷은 한마리를 제외하고 모두 중성화를 마쳤는데

그 한마리가 경계심이 강해 포획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걱정하셨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돌보시는 아이들만이 아니라

근처 아이들의 개체수가 늘어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간밤에 창문안으로 약을 탄 고기를 밀어 넣은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

근처에 길고양이를 돌보시는 또 다른 분의 이야기등 참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셨습니다.




아이들에게 잠자리와 먹을것만을 제공하시는 것이 아니라,

개체수 조절을 위해 중성화 수술까지 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머니의 초대로 아이들의 방을 직접 보고나니

이 아이들은 분명 길고양이로 태어났지만

자신들의 방을 가지고

마치 외출이라도 하듯이 창밖을 드나들며

길고양이와 집고양이의 사이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후 몇차례 더 이곳을 찾았지만

혹시 폐라도 될까

늘 건물 밖에서 아이들만 살짝 보고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께서 한번 더 아이들을 보러 오라고 전화를 주시더군요.


다음에는 아이들의 사진과 함께 음료수라도 사들고 찾아뵈야 할것 같습니다.




덧:



아이들과 아주머니가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양이를 부탁해]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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