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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자주 찾던 골목에서
낯익은 길고양이를
1년여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이마에 선명한 비대칭 M 자와 두툼한 꼬리는
제 기억속의 그아이가 틀림이 없었습니다.
사실 이 아이는 특별히 자주 본 아이도
또 친한 아이도 아니었습니다.
이 아이와는 2010년 9월에 한번,
그리고 2011년 2월에 한번 본 것이 전부이니까요.
게다가 만날 때마다
유난히 경계심이 가득한 아이로 기억됩니다.
그럼에도 이 아이가 제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처음 만났을 때 낯선 사람이 너무 무서워
꽁지가 빠져라 달아나면서도
흔들어주는 장난감에는 냉큼 낚이며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
귀여운 한편 짠하게 느껴졌기 때문일겁니다.
작년 2월을 마지막으로
그동안 이 아이를 다시 보지 못하여
어딘가 먼곳으로 떠나간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같은 자리에서 이렇게 다시 만나
건강하게 다 자란 모습을 보니
너무 기쁘고 또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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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가 직장을 때려치우는 것에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덧:
작년 2월, 두번째 만났을 때 올렸던, 이 아이의 게시글을 붙였습니다.
<행복한 고양이 엽서> 만들기
그 팔백하고 마흔하고 두번째,
지붕위 길고양이 한마리가
낯선이에게 잔뜩 긴장하고 있다.
낯선이에게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인석아,
너무 그러지마라....
우리 둘,
지난 가을에도
만났었단다.
덤: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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