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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내에 나갈 일이 있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왠 여자분 둘이 다가오셔서 그러시더군요.



"저...실례지만 지나가다 보니 얼굴에 복이 무척 많으셔서요..."

아니 이 양반들은 기껏 여자를 써서 섭외에 들어갔으면
저런 식상한 첫 멘트를 날리면 안되지!!!!

10년전 부터 이따구니?

차라리 첫 마디는

"아....지나다 보니 너무 미남이셔서요..."

로 시작해봐!!!!!!

칭찬으로 경계풀고 시작해야 씨알이 먹히지!!!!!




아무튼 ㅡㅡ;;;;;;

뭐 별 관심 없다 그러고 보냈습니다.

그러고 다시 10분 정도 있었나?

또 다른 여자분 둘이 다가오시는 겁니다.


"저기 잠깐만요...지나다보니 얼굴에 복이 너무 많으셔서요...."

ㅡㅡ;;;;;;;;

우리동네에 무슨 도쟁이 섭외 전진기지라도 설립했나 ㅡㅡ;;;;;;;;

이 왠 시간차 공격?


문득 장난기가 돌더군요.
(가끔 이럽니다 제가 ㅡㅡ;;;)

저는 그 여자분 어깨 너머를 진지하게 바라보면서
마치 누군가와 대화하는 듯이 고개까지 끄덕끄덕 거리며


"네 어르신.....

네....

네.....

네 알겠습니다.

네....

네.....

네...꼭 전할께요......"


라는 대사를 읊었습니다.


저는 여자분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말 거셨던 여자분은 이건 무슨 경우인가? 하는

어버버한 표정이더군요.


무척 심경이 복잡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휴우......저기 정말 제가 이런 말씀 드리면 이상하게 생각하실텐데요.

사실 제가 점쟁이나 무속인은 아니구요....

그냥 가끔.....보여요 ㅡㅡ;;;;

가끔 보이는데 지금 아가씨 등뒤에 조상님이 같이 오셨어요.

저기.....도 믿으시는 분이시니까? 믿으시죠?"


"네? ㅡㅡ;;;;;;"


"아니 정말 생뚱 맞고 말도 안되는 경우인거 저도 아는데요...
아가씨 조상신이 아가씨 등뒤에 오셔서
"즈그 혈육 썩어 죽는것도 모르는 년"이라면서 마구 호통을 치셔서요....
저보고 말 좀 전해 달라는데
이런 경우 안 전해 드리면 밤에 저한테 찾아오셔서 야단치시거등요 ㅡㅡ;;;;;;;"



이쯤에서 여자분 표정은 완전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린가....
하시더군요.


저는 더욱 더 실감 나는 연기를 하며 말하였습니다.

"에혀......그쪽이 믿으시든 아니든 일단 전해 드릴께요.
조상신 말씀이 아가씨 혈육중 속이 썩어가는 사람이 있는데
아무도 그걸 모른다고 말씀하고 있어요.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이거 보통 조상신이 가족 속이 썩고 있다고 말해줄 땐 거의 암이거등요.
그러니까 꼭 부모님 병원 모셔가셔서 건강검진이라도 한번 받아 보세요.
정말 엔간하면 저도 모른 척 하겠는데
이번엔 당최 못 그러겠네요.

이런 말 해봐야 솔직히 제가 미친 놈처럼 보이는 거 저도 잘 아는데요...

....그래도 어째요.
알고 모른척 할수도 없잖아요.

정말 제 말 흘려 듣지 마시고
꼭 부모님만 이라도 건강검진 받아보세요.

조상신이 이러는 경우는 정말 흘려 듣는거 아니어요.

아셨죠?"


"아.....네에.....ㅡㅡ;;;;;"

여자분 표정은 이미 반신 반의......


여기에 한방 더 날려 줬죠.

"아....본인도 같이 받아보세요.....

가족이 아니라 본인에게 경고주는 건데
제가 전문 무속인이나 그런건 아니라서
잘못 들은 걸수도 있거등요.

그러니까 본인도 꼭 같이 받아보세요.

아셨죠?
 건강검진 꼭 받으셔야 해요!!!"


"네....네에......"

"그럼 가시는 길 살펴가시구요
건강 검진 받는거 잊지 마시구요"

"네....안녕히 가세요 ㅡㅡ;;;;"


그렇게 보냈습니다 ㅡㅡ

보아하니 반신반의 하는 것이 반쯤 낚여서 ㅡㅡ;;;;;;

건강검진은 받겠더군요.

훗......


말도 안되는 내 구라에 낚이다니...

아직 귀엽군 ㅡㅠㅡ

잘됐지 뭐~~~

그 덕에 너도 효도 한번 해봐라 ㅡㅠㅡ



라고 생각하며 다시 버스를 기다리려 돌아섰는데.....

정류장의 사람들이 죄 저를 무슨 총각 도사 보듯이 OTL


......심지어 한 아주머니는 뭔가 막 물어볼 기세!!!!




아놔 ㅡㅡ;;;;;;


이거 우리 동네였는데 ㅡㅡ;;;;;;;

내일부터 우리 집에 용한 총각 도사 있다고
소문 도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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