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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동안 카메라를 넣고 다니던 제 가방은
유명한 회사 제품도 아닌
그냥 옷가게에서 3만 5천원을 주고 산 보세입니다.


하지만 구성이 제가 사용하고자 하는 용도와 잘 맞아
정말 오랫동안 카메라 가방의 역활을 해왔습니다.

이제는 내피는 여기저기 헤어지고
지퍼도 모두 망가져 버렸지만
아직도 나는 이 이상의 카메라 가방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방에는 사실
보통 사람들이 알수 없는 놀라운 기능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동안 만난 모든 길고양이들과
가방 안에 담고 다니던 사료며 간식의 냄새가 깊이 배어 있어
어떤 고양이든 일단 이 가방의 냄새를 맡고 나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질리지 않고 가방에 들러붙어 있게 되는
"고양이 어뮤즈먼트" 로서의 기능입니다.  




그 몰입의 정도가 어찌나 심한지
저 가방을 들고 고양이 카페에라도 찾는 날이면
점원이 "가방에 캣닢이라도 뿌리셨어요?" 라고 물어올 정도랍니다.
 



동물들에게 냄새란
기록과도 같은 역활을 하고 있으니
어쩌면 제 가방은 고양이들에게
도서관이나 재미있는 이야기책 같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방을 바닥에 내려 놓으면
내려 놓은 가방에 몰려들어  
다른 고양이들의 흔적을 읽고
또 자신의 흔적을 적어 넣으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방이 너무 낡아
"이제 그만 바꿔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금 더 고쳐서 들고 다녀야겠습니다.

나의 가방은 그저 가방이 아니라
그간 만나온 길고양이들이 적어준 커다란 책이니까요.



덧:
동물들에게 냄새는 기록과 비슷한 역활을 하니까
도서관이나 방명록, 책 같은 것을 생각했는데...

책 보다는 낙서로 가득한 오래된 술집 벽이 더 어울릴것 같다. 
ㅡㅡ;;;;;; 

분명 내 가방에는 어느 숫코양이가

"아랫동네 삼색 암컷아 사랑한다!!!" 

라고 낙서 해 뒀을것 같다는.....
-_-;;;;;



덧2:
그래도 혹시 어디선가 사진 속 가방과 같은 가방을 파는 것을 보신 분은 제보 좀.......

고쳐주는 곳에 들고 갔더니 지퍼 하나 교체하는데
2만5천원 달래서 손바느질로 고쳐야 할 판입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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